[20060411] 단상
글쓴이: animaego
날 짜: 2006/04/11
제 목 :
얼마나 잤는지 금조는 무엇에 놀라 화들짝 눈을 떴다. 숨을 쉴 수
가 없었다. 잠자는 사이 누군가가 기도에 참나무 가지를 박아 넣은
듯했다. 진정하려 애썼으나 호흡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점점 더 격하
게 차올랐다. 횡격막이 터질 듯하고 위가 뻣뻣하게 굳더니 목과 머리
까지 굳는 듯했다. 금조는 허리를 꺾고 몸을 둥글게 만 채 더이상 참
지 못하고 입을 커다랗게 벌려 목구멍에 막힌것을 토해냈다. 마치
돌을 토해내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은 숨이 아니고 울음이였다. 금
조는 세숫대야의 물처럼 업질러지는 울음이 당혹스러워 집어 넣느라
이빨로 실을 끊듯 숨을 꾸역꾸역 들이마시려 애썼다.
"야야. 금조야, 금조야......."
엄마가 잠이 덜 깬 어눌한 음성으로 부르며 금도의 등을 두드렸다.
그 바람에 간신이 물고있던 울음이 다시 터져버렸다. 금조는 꿈꾸는
양 시치미를 떼고 눈을 뜨지 않았다.
-전경린 <야상록>
....<엄마>의 엄마를 장례식장에서 처음 보았다. 좀 화
려하다 싶고 품행도 단정해 보이지 않는 보통 아줌마였
다. 나는 할머니 장례식 때보다 훨신 더 많이 울었다.
토하듯 울어대는 나를 <엄마>의 엄마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요시모토 바나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
고맙게도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은 제일 먼저
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가장 유용할 거라면서......
-김성민 <넌 코피가 나느냐고 물었지 난 눈물이 흐를까봐 하늘을 바라본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