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궁금합니까?]

[20060411] 단상

losenvex 2012. 3. 11. 15:18

 

글쓴이: animaego

  : 2006/04/11

  :

 

얼마나 잤는지 금조는 무엇에 놀라 화들짝 눈을 떴다. 숨을 쉴 수

가 없었다. 잠자는 사이 누군가가 기도에 참나무 가지를 박아 넣은

듯했다. 진정하려 애썼으나 호흡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점점 더 격하

게 차올랐다. 횡격막이 터질 듯하고 위가 뻣뻣하게 굳더니 목과 머리

까지 굳는 듯했다. 금조는 허리를 꺾고 몸을 둥글게 만 채 더이상 참

지 못하고 입을 커다랗게 벌려 목구멍에 막힌것을 토해냈다. 마치

돌을 토해내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은 숨이 아니고 울음이였다.

조는 세숫대야의 물처럼 업질러지는 울음이 당혹스러워 집어 넣느라

이빨로 실을 끊듯 숨을 꾸역꾸역 들이마시려 애썼다.

 "야야. 금조야, 금조야......."

 엄마가 잠이 덜 깬 어눌한 음성으로 부르며 금도의 등을 두드렸다.

그 바람에 간신이 물고있던 울음이 다시 터져버렸다. 금조는 꿈꾸는

양 시치미를 떼고 눈을 뜨지 않았다.

 

                                               -전경린 <야상록>

 

 ....<엄마>의 엄마를 장례식장에서 처음 보았다. 좀 화

려하다 싶고 품행도 단정해 보이지 않는 보통 아줌마였

. 나는 할머니 장례식 때보다 훨신 더 많이 울었다.

토하듯 울어대는 나를 <엄마>의 엄마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요시모토 바나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

 

고맙게도

 

내가 태어났을 때

세상은 제일 먼저

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가장 유용할 거라면서......

 

     -김성민 <넌 코피가 나느냐고 물었지 난 눈물이 흐를까봐 하늘을 바라본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