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읽고적는글]
<영원한 화자>, 김애란 - 2007.03.22
losenvex
2012. 2. 14. 00:48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인터넷 대화창 앞에서 오줌보를 붙든 채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
그러나 내가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결국 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자꾸만 박살나고 있는 햇빛 바깥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이었어? 어디 가는 길이었던가? 그렇
지,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지.
-------. 나는 스스로 조금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
래서 내 앞사람이나 옆사람도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사실에 불쾌해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느날,
당신은 너와 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자주 상상한다. 나는 나에
게서 당신만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내가 아무리 나라고 해도
나를 상상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상상하는 사람, 그
러나 그것이 내 모습인 것이 이상하여 자꾸만 당신의 상상을
빌려오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