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상[침잠하는글]
[10 -1호] 이유
losenvex
2014. 6. 2. 00:51
예를 들면 나는 죽음이 두렵다. 그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 그럴 것 같은데, 내가 두려워하는 건 나 자신의 죽음이 아니다. 그런 건 수면의 연장 정도일 것이다. (중략)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하는 건 내가 죽은 후 남은 몇 사람은 울 거라는 확신 때문이다. 자기도취라고 웃으셔도 상관없지만, 내 주위의 몇 사람만은 생활을 위해서 분명히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생활을 위해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예를 들면 공기나 음식처럼 나라는 존재가 그들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걸 뜻한다. 나는 그 사람들의 현재를 이루는 요소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나는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 내가 죽는다는 건 그 사람들 속에서 내 몫의 작은 조각을 빼내는 셈이 된다. 그렇게 되면 한동안은 아플 것이다. 아프면 울 것이다. 그래서 나의 꿈은 내가 죽었을 때 아무도 울지 않는,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내 죽음을 축하하고 싶은 마을이 들도록 천덕꾸러기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 소설집 [공주님]의 작가 서문, 야마다 에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