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읽고적는글]
<아Q정전>, 루쉰
losenvex
2014. 6. 12. 01:18
그때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것은 내 목을 날리러 가는 것 아닌가? 그는 다급해져 눈앞이 깜깜해지고 귀에 천둥이 치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혼절하지는 않았다. 마음이 다급해지다가도 다시 태연해지곤 했다. 살다보면 원래 목이 날아갈 때도 있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는 그보다 더 무섭고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서운 눈길을 보았다. 무디면서도 날카롭고, 아Q의 말을 진작에 삼켜버리고, 이제는 그의 피부와 살을 제외한 모든 것을 삼키려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멀리 물러서지도 않은 채 영원히 그를 따라오는 그 눈길을.
그 눈길들이 한대 뭉쳐 벌써 그의 영혼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사람 살려......"
웨이좡의 여론은 당연히 한결같이 아Q가 잘못했다고 떠들어댔다. 총살당한 것이 그 잘못의 증거라고,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면 왜 총살을 당하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성안의 여론은 좋지 않아서 다들 불만아었다. 총살은 목을 치는 것보다 볼거리가 못 된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는 얼마나 덜떨어진 사형수였는가? 그렇게 오래 거리를 끌려다녔으면서도 노래 한 소절 못하다니. 괜히 따라다니느라 헛고생만 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ㅡ <아Q정전>, 루쉰
지금 그는 그보다 더 무섭고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무서운 눈길을 보았다. 무디면서도 날카롭고, 아Q의 말을 진작에 삼켜버리고, 이제는 그의 피부와 살을 제외한 모든 것을 삼키려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멀리 물러서지도 않은 채 영원히 그를 따라오는 그 눈길을.
그 눈길들이 한대 뭉쳐 벌써 그의 영혼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사람 살려......"
웨이좡의 여론은 당연히 한결같이 아Q가 잘못했다고 떠들어댔다. 총살당한 것이 그 잘못의 증거라고,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면 왜 총살을 당하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성안의 여론은 좋지 않아서 다들 불만아었다. 총살은 목을 치는 것보다 볼거리가 못 된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는 얼마나 덜떨어진 사형수였는가? 그렇게 오래 거리를 끌려다녔으면서도 노래 한 소절 못하다니. 괜히 따라다니느라 헛고생만 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ㅡ <아Q정전>, 루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