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읽고적는글]
<이 時代의 사랑> 최승자
losenvex
2014. 6. 13. 00:32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 '삼 십 세' 중 발췌, <이 時代의 사랑> 최승자
새해 전후로 서른이신 분들이 다들 많이 인용은 하지만
정작 출처를 접하지 않은 것 같아 좋아하는 시인 홍보차 글을 올린다.
그 외 시집도 좋으니 맘에 드는 분들은 한두권 소장하는 게 어떻습니까?
ㅋㅋㅋ
전체 느낌을 드리고자 언급한 시 전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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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십 세
-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릅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어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릅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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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숭생숭한 기분으로 서른되신 분들께서는,
행복한 항복과 함께 철판까시고 아무일 없는 한 해를 시작하시길~ ^^
아홉수인 저도 곧입니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