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4일 · 1984
조지오웰의 소설을 이제야 읽다니...
관련하여 생각나는 작품: 매트릭스, 킬링필드, 이퀄리브리엄, 트루먼쇼, 인생('94), 색.계., 문명(게임), 비명을 찾아서(소설)...
대부분의 디스토피아적 작품들의 배경은 이 소설을 참고한 듯..
평면적인 고전작품이나, 이야기의 흡입력으로 커버하고도 남음.
(1948년 작품일리가 없어......)
주말에 밤새서 읽다.
아래는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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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평화
자유는 구속
무지는 힘
1984년 4월 4일
"왜 우리는 교수형 구경하러 못가는 거야?"
남자아이가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고함을 쳤다.
"교수형 보고 싶어! 교수형 보고 싶다고!"
꼬마 여자아이가 여전히 주위를 깡충깡충 뛰며 같은 말을 하고, 또 하고 했다.
만일 사람들이 당이 강요하는 거짓말만 믿는다면 그 거짓말은 역사가 되고, 진실이 되는 것이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이것이 당의 표어였다. 그렇지만 과거는 본질적으로 바뀔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뀐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진실인 것은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영원히 진실이었다.
윈스턴은 오늘 오길비 동지의 명복을 빌어 주기로 했다. 사실 오길비 동지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몇 줄의 글과 모조 사진 두어 장이면 옛날부터 있던 사람으로 만들 수 있었다.
"나는 순결도 증오하고 선도 증오해요. 어디에도 도덕이란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이 뼛속까지 썩기를 원해요."
"그러면 저 같은 여자가 당신에게는 안성맞춤이군요. 저는 뼛속까지 썩었거든요."
"헛소리 집어치워요! 누구랑 더 빨리 잘 수 있겠어요? 저에요, 아니면 해골이에요? 살아 있는 게 즐겁지 않아요? 느끼는 게 좋지 않아요? 이건 나에요. 이건 내 손이고 이건 내 다리라고요. 전 진짜에요. 전 확실히 살아 있단 말이에요! 당신은 이런 게 좋지 않은 거에요?"
그것은 의도적으로 무덤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과 같았다.
더럽든 깨끗하든 그 방은 낙원이었다.
그들은 6월 한 달 동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아니 일곱 번 만났다. (중략) 이제는 삶이 견딜 만했다.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누워 있는 침대처럼 손에 만져질 듯할 때가 있었다.
그가 오브라이언에게 이야기를 하던 동안에 그 말의 의미가 또렷해지면서 섬뜩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왠지 습습한 무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무덤이 거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현 지배 계급의 관점에서 볼 때 유일한 진짜 위험은, 유능하지만 능력 이하의 일을 하고 있으며 권력을 갈망하고 진보주의가 성장하여 자신의 지위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분리되어 나온 새로운 집단이다.
___즉, 문제는 교육에 있다.
"온전한 정신은 통계적인 게 아니야."
그는 이 말속에 심오한 지혜라도 담고 있는 듯 중얼거리며 잠이 들었다.
그가 몸을 뒤트는 것을 바라보며 간수가 비웃었다. 어쨌든 한 가지의 의문은 풀림 셈이었다. 무슨 수를 쓰든 결코 고통이 더 심해지길 바랄 수는 없었다. 고통을 받으며 바랄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고통이 멈추는 것이었다. 세상에서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없었다. 고통 앞에 영웅은 없었다. 영웅은 있을 수 없었다.
"제가 이렇게 존재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빅브라더도 존재한다는 겁니까?"
"자네는 존재하지 않네, 윈스턴." 오브라이언이 말했다.
무력감이 다시 한 번 윈스턴을 엄습했다.
"저는 줄리아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그래, 그건 분명한 사실이지. 자네는 줄리아를 배반하지 않았네."
(중략)
"언제 저를 총살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윈스턴이 말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걸세. 자네는 힘든 사례야. 그러나 희망을 버리지는 말게. 조만간 완치될 걸세. 결국에는 자네를 총살할거야."
(중략)
"줄리아! 줄리아! 내 사랑, 줄리아! 줄리아!"
(중략)
순간 그는 둘이서 자유롭게 지내던 때보다 훨씬 더 깊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어딘가에 살아 있어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그는 미친 듯이 마구 외쳐 댔다.
"줄리아한테 하세요! 줄리아한테요! 제게 하지 말고 줄리아한테 하라고요! 그 여자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요.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도, 살갗을 벗겨 뼈를 발라내도 말에요. 저는 안 돼요! 줄리아한테 하세요! 저 말고요!"
울창한 밤나무 아래
나 그대를 팔고, 그대 나를 팔았네......
모든 것이 다 잘되었다. 투쟁은 끝이 났다.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했다.
___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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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의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중략)
일상생활에는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혹은 이따금씩 필요하겠지만, 정치적이나 윤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당원은 마치 기관총에서 총알이 쏟아져나오듯 당의 정확한 의견을 자동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1984>, 조지 오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