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omen Want
POSTECH 04 김태형
“What women want”는 남성 제품 위주의 광고회사의 ‘닉’이 여성의 속마음을 듣는 능력이 생기면서 자신의 승진 자리를 대신한 ‘달시’를 내쫓기 위해 그녀의 아이디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영화이다. 이 과정에서 딸을 비롯한 다른 여성의 속마음까지 읽게 되면서 생기는 주변 일들을 함께 다뤄 지루하지 않게 시청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남녀 간의 일들이 진행되지만, 직장과 일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자 한다.
<Listen to her: 남성을 위한 가이드>
군대에서처럼 상명하복식의 업무가 이뤄졌던 기존과는 달리 직장에 여성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남자의 업무매뉴얼에 추가되었다. 이에 따라 미처 적응하지 못한 남성들은 ‘닉’과 마찬가지로 여성들과의 관계가 어려울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바로 “Good Listener”가 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들어줄 때까지 요구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직접 요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때문에 여성과 일을 함에 앞서 남성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영화 내의 ‘닉’은 감전에 의해 특수한 능력이 생기면서 여성의 속마음을 읽게 되며 결과적으로 가족, 직장 내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의 남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들으려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아직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성이 먼저 들으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기는 쉽지 않다. 둘째로, 처음 말할 때 경청해야 한다. 영화 내에서 ‘에린’은 다른 업무를 원했고 이를 표현했지만, ‘닉’의 부주의로 무시당한 이후에는 그러한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괴로워한다. 또, ‘하나보다는 둘, 둘 보다는 다섯’이라는 표현을 ‘닉’이 사용했을 때, ‘달시’가 감동한 것처럼 여성이 처음 말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이해한 바가 상대가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화내의 대부분의 여성이 그렇듯 대화 안에 자신의 생각을 모두 담지 않는다. 상대의 기분상태, 억양, 몸짓에 담겨있는 숨은 뜻을 알지 못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들을 유념하여 직장생활을 하면, 상사가 여성이라면 업무진행이 효율적일 것이고, 부하직원이 여성이라면 그들의 감각,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게 될 것이다.
<Talk to him: 여성을 위한 가이드>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는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성이라면 가장먼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아마도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스스로 상대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되는 업무 외적인 일들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경우, 상대 남성이 그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시간낭비가 되며, 좋게 생각한다 해도 비슷한 잡일들을 도맡아 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이 생기지 않으려면 여성은 자신의 생각, 원하는 바를 상대 남성에게 말해야 한다. 직장 내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으면 성과로 인정되지 않으며, 자신의 생각과 판단만을 기준으로 공동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하지 않아도 들어주는 친절함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직장이다.
때문에 여성은 자신의 의견을 구체화하여 피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도 상대방이 수용하지 못한다면 죽은 아이디어일 뿐이다. 실제로 ‘달시’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업무를 인정받아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 아이비리그를 나왔음에도 잡무만 처리하는 여성의 경우도 속으로 참지 말고 표현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이는 남자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자잘한 호의에 상대가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직장 내, 남성은 상대적으로 업무 외적인 호의는 사적인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직접적으로 성적 매력을 통해 이득을 볼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돌려받지도 못할 호의는 삼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나열한 방법들은 어쩌면 남녀의 구분 없이 원활한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능력인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이미 직장 내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형성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알아두면 보다 편하고 차별 없는 직장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여성들에게 직장은 아직 남성이 주류인 사회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을 여성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계속적으로 남성적 사회의 요구에 맞추는 것도 답은 아닐 것이다. 물론, 우선적으로 남성의 성별 불평등 자각과 자발적인 권력 분배가 우선이겠지만, 여성 스스로도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님의 책 <운명>에는 “우리사회에서 어느 여성의 능력이 남성과 비슷하다면, 그 여성은 훨씬 더 능력 있다는 생각이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나온다. 스스로 주변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면 나를 대변하는 사람에게 권력을 모아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비록 영화에서는 여성의 소비 증가로 인해 광고계 쪽의 여성인력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현실에서는 외부의 영향이 아닌 여성 스스로의 노력과 사회진출로 직장문화가 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감상[읽고적는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 2006.04.26 (0) | 2012.03.11 |
---|---|
[달콤, 살벌한 연인] - 2006.04.21 (0) | 2012.03.03 |
[Orlando] - 2011.07.10 (0) | 2012.02.17 |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김연수 - 2010.12.24 (0) | 2012.02.17 |
<타인에게 말 걸기>, 은희경 - 2010.12.11 (0) | 2012.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