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읽고적는글]2012. 2. 13. 13:58

- 그저 오로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
 
 
 그러니까, 먹고 싶지 않을 때는 먹지 않고, 자고싶
지 않을 때는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시간은 부조리한
것, 노력한 만큼 되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엉
터리 같은 이 세계에서는 머리를 써서, 필요한 것만 생
각하며 산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균형을 유지하면서
빛을 잃지 않도록 사는 거야. 그러면 거짓말 따위 접근
하지 못한다. 살아가기 위하여, 거짓말한 보상을 치르
기 위하여, 가엾은 염소를 희생양으로 바치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많은 것들이, 그야 아주 드라마틱하고 성
가신 일들이..... 음,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의 앞날은 동
물처럼 스스로 찾아내는 거야. 스스로 아는 거야.
 
이게 <엄마>가 나한테 가르쳐준 것. 
 

  하치의 벗은 몸이 낯익은 무엇처럼 내 눈에 비쳤다.
인형의 눈이었던 내 눈이 갑자기 뜨이고, 온 몸의 기관
과 함께 움직이며 욕망을 반영하였다. 태어나 처음 본
동물과 어미로 여기고 따르는 병아리처럼 첫 욕망을.
  그에 화답하듯 하치는 금방 삽입하였다.
  하치 자신이 이불속으로 삽인된지, 불과 5초 만에.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이런 경우, 순서는 차치하고.
  빨리, 어서 빨리 고정시킨다, 이 기분을, 그 구멍속
에다. 서둘러, 갈 수 있는 데까지.
 

- 진짜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기생각
으로 타인을 움직이려 하는 것이다. -
 
 
 ....<엄마>의 엄마를 장례식장에서 처음 보았다. 좀 화
려하다 싶고 품행도 단정해 보이지 않는 보통 아줌마였
다. 나는 할머니 장례식 때보다 훨신 더 많이 울었다.
토하듯 울어대는 나를 <엄마>의 엄마는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설사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이라도, 그리고 아무리 가볍
거나 부거워도, 죄임에는  틀림이 없다. 타인의 생각이
어느 틈엔가 자기 사정에 맞게 바뀌도록 압력을 가하다니,
끔직한 일이다.
 

- 내일 아침에도, 밤에도, 아직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섹스할 수 있다. 내내 함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신기
하게도, 생각보다 섹스에 빠지지 않았다. -
 

- 타인인데, 내내 따로따로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토록 가깝게 함께 있는 것일까? -
 

- 나는 오만할 정도로 젊고, 모든 것을 꼼꼼하게 느낄
수 있기에는 아직 모자랐다. 게다가 아픔을 보지 않는 
버릇이, 바이러스처럼 내 마음의 근저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
 

-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끼리는 언제나 이런식으로 술래
잡기를 한다. 타이밍은 연원히 맞지 않는다. -
그러는 편이 낫다.
 
둘이서 운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둘이서 웃는다면 몰라도.
 

- <실연했는데 억지로 기운 내려 애쓰는 것은, 미처 익
지도 않아 시퍼런 바나나를 레인지에 넣어 노랗게 만들
려는 것> -
Posted by losenv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