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외수 아저씨한테 "시월은 시월"이라길래 나도 시월 마지막 날 기념으로 하나 빌려와 끄적인다.
ㅡㅡㅡ
<쾌락과 염세만이>
이 시대는 불행한 시대야
아니 모든 시대가 불행한 시대인지도 모르지
불행한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매일 매일 자살충동을 느끼며 살아가지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삶이 불우하고 궁핍할 때나
삶이 안락하게 안정되어 있을 때나
다 자살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거야
그건 아마 권태 때문이겠지
행복도 권태고 불행도 권태야
자살하지 않고 그나마 편안하고 태평스런 마음으로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쾌락주의자나 염세주의자가 되는 길밖에 없어
다시 말해서 윤리적이고 삶에 긍정적인
멍청하게 착한 휴머니스트가 되면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는 거지
아예 삶에 희망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거지
절망보다 오히려 더 두려운 게 희망이야
미련스레 희망을 품고 있다가 그 희망이 좌절되면
사람들은 너무나 쉽사리 자살충동에 빠져들게 돼
하긴 자살하는 삶이 반드시
불행한 삶이라고 볼 수도 없겠지만
ㅡ마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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