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하고자 소설을 읽는다.
너무 늦었지만, 김경욱 작가의 이상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싸늘하고도 무거운 적막이 병실을 짓눌렀다. 간호사들은 자기들끼리 은밀한 눈짓을 주고받았다. 다 끝났다고. 물 건너갔다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여자뿐이었다. 의사가 마사지기를 맥없이 내려놓을 때도, 굳은 얼굴로 손목시계를 들여다볼 때도, 사무적인 말투로 사망선언을 할 때조차도.
여자가 죽음을 실감한 것은 아버지의 미소를 본 순간이었다."
- <천국의 문>,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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