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읽고적는글]2012. 2. 17. 04:15

낮과 꿈

20041193 김태형

‘민족과 여성’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하겠지만, 과연 그래야 할까란 질문을 하게 된다. 민족과 여성이라는 두 단어는 과연 어떠한 기준으로 대립 혹은 나열될 수 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민족주의라는 거대 담론 아래서 여성이 억압 혹은 착취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여성에게만 부과된 것일지 혹은 여성을 억압한 것이 진정 ‘민족’이라는 개념인지 나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민족 혹은 나라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인간들과 총을 겨누고 있고, 과거 광부와 간호사들도 민족 혹은 나라를 위해 개인을 희생해왔다.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민족주의의 담론아래서 ‘여성’이라는 특정 계층이 대립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가정을 통해 상황을 뒤집어보자. 만약 군인이 남자가 아닌 여자로 구성되어 전쟁이 이뤄진다면 기지촌에 있는 성매매 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지금처럼 여자가 아닌 남자로 구성되어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때는 ‘민족과 남성’이라는 주제로 우리는 토론을 해야 할까? 난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나는 민족과 ‘여성’의 관계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대립이 오히려 깔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은 성매매 여성과 그 외의 여성, 성매매를 찬성하는 사람들과 성매매를 반대하는 사람들 등의 대립관계가 오히려 명확한 논쟁점을 짚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할 말이 너무 많아 질문만 적고자 한다.

1. 성매매의 기준은 어디까지 인가?

직접적인 성관계를 통한 금전적인 거래일까? 그렇다면 성관계의 기준은 또 어디까지일까? 삽입? 사정? 사이버 섹스와 폰섹스도 성매매인가? 아프리카 방송을 통해 웃음을 팔아 돈을 벌어들이는 속칭 ‘별창’들은 과연 성매매를 하는가? TV에 나오는 수많은 걸그룹들은 짧은 치마와 달라붙는 옷으로 ‘성적 매력을 발산’한다는데 그것을 시청하는 우리는 성을 소비하는 것인가? 데이트 대행을 해주는 여자들은 성매매인가? 남자와 연애하며 명품백과 데이트 비용 등을 해결하는 여자들은 성을 매개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그들은 성매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아니면 원래 남녀의 관계는 성매매에서 시작되는가?

 

2. 성매매는 불법인가?

4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만큼 성매매는 인간 사회에서 떨어질 수 없는 한 부분이 되었다. 그리스 시대에는 여성이 아닌 아동 성매매가 있었고, 현재의 일부 사회에서는 장애인의 성적 권리를 위한 성 봉사의 개념으로 국가에서 비용을 보조하기도 한다. 위의 질문에서처럼 성매매의 기준을 정할 수 없다면, 성매매가 불법이라고 말하는 것도 힘들지 않을까?

 

3. 성매매는 남성의 전유물인가?

예전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함부로 말할 수 없지 않을까한 질문이다. 아니, 우스갯소리로 “마님은 왜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었을까?”와 같이 실질적인 화폐의 교환 외에도 성매매는 남성과 여성 구분 없이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군 생활 중에 ‘호스트’생활을 했던 후임을 만났었다. 성매매 “여성”을 만날 일이 없던 나는 그 녀석을 통해 ‘성매매’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갖게 되었다. “여성도 성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간과할 이유는 없다.

Posted by losenv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