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따뜻해져서 대청소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 삶을 고작 버티어 가고만 있음에도 집에서는 꾸역꾸역 폐기물이 생산되고 있다. 주기적으로 날 청소하게 만드는 재활용 및 종량제 봉투 내놓는 날의 지정은 감사할 지경이다. 아침에 일어나 요일도 알지 못하는 나를 규칙적으로 만들어 준다.
1. 청소를 할 때는 제일 먼저 쓰레기부터 버린다.
- 쓰레기부터 버리는 이유는 이것들이 내 삶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더이상'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때는 일용할 양식을 담았던 용기이기도 했고, 내가 즐겨 입던 옷이기도 하고, 공부 혹은 업무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던 것들이다. 물론 추억하기 위해 일부를 남겨두기도 하지만, 이제는 필요 없기 때문에 버린다.
2. 쓰레기를 치우고 난 뒤, 정리정돈을 한다.
- 남아있는 물건들을 제 자리에 배치한다. 그래야 원할 때 찾기 쉽고, 그 물건들의 효용성이 높아진다. 물건은 가끔 위치에 따라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가위가 방에 있으면 종이를 자르고, 부엌에 있으면 고기를 자른다. 그 역할은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른다. 물건이 제 위치에 배치되지 않으면 가끔은 쓰레기가 되기도 하고, 필요할 때 찾지 못해 새로 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돈 낭비다.
3. 큰 공간은 구역으로 나누어 치운다.
-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거라 생각하지만 같지 않을 수 있다. 거실, 부엌, 방1, 방2, 화장실 등을 한 번에 치우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은 익숙한 부분부터, 그리고 쓰레기가 많은 공간부터 치우는 게 내가 청소하는 방식이다. 그래야 힘을 덜 들이고, 하루에 다 하지 못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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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쓸데 없는 소리를 길게도 썼다. 그래도 한 번은 하고 싶었던 얘기라 좀 공을 들여본다. 눈치챈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글은 정치 이야기다. 유권자들에게 바라는 이야기다. 국가를 청소할 사람을 잘 뽑아 달라는 부탁의 글이다.
1'. 국가 개혁(청소)이라 함은 결국 적폐(쓰레기)를 청산하는 것이다.
- 나라를 청소하고자 할 땐, 일단 쓰레기부터 치워야 한다. 쓰레기는 말 그대로 쓸모 없는 것들일 수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 효용가치가 떨어진 것들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쓸 필요가 없어 보이는 것들도 있고, 새로운 것을 사는 게 훨씬 효율적인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게 쓰레기냐에 대한 관점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할머니가 장독을 버리고 싶지 않아도 자녀는 더이상 그것들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도 있고, 힘든 시기를 함께한 물건들은 그 자체로도 버릴 수 없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최종 결정을 하냐에 따라 쓰레기의 범위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청소를 하겠다고 했으면서 방 한구석에 쓰레기를 모아놓는 누를 범해서는 안된다. 쓰레기를 방치하겠다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2'. 적폐 청산 후에는 인재를 적재 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당연한 얘기다. (다만, 한 가지. 정리정돈은 집 전체를 운영해 본 사람이 잘한다. 방만 치워본 사람은 부엌과 화장실의 어느 위치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뿐만아니라, 각자의 방에서 어디는 손대도 되고 어디까지는 건드려서는 안되는지 안다. 마치 엄마처럼..?)
3'. 국가라는 집은 한 번에 치워지지 않는다.
-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손댈 수 있는 부분은 행정부 정도일 것이다. 입법기관인 국회를 청소하려면 3년이라는 기간을 더 기다려야 하고, 사법기관은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기 어렵다. 때문에 대신 청소할 사람을 뽑았다면 우리는 조금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바뀐다고 당장 나라가 좋아질리 없다. 행정부의 청소가 끝나야 입법부, 사법부의 청소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수월히 해주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한 지원이 필수이며, 입법 권력을 가진 국회의원 들을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견제해주어야 할 것이다. 사법부? 잘 모르겠다. 검찰총장이나, 대법원장 직선제라도 하면 되려나... 지금은 일단 검사들의 기소권 독점부터 없앴으면 좋겠다.
어쨌든 대한민국 청소의 첫걸음이 이번 봄부터 시작될 것이다. 대청소 다들 해봤겠지만 고생에 비해 크게 바뀐 게 뭔지 잘 눈에 들어오진 않을 것이다. 한 두 시간이면 끝나는 수준도 아니고..... 어찌됐든 9년간 묵혔던 사회 곳곳의 적폐를 청소할 시기다. 행정, 입법, 사법, 경제, 교육 등등 치워야 할 방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근성을 가지고 치우다보면 다음 세대가 입주할 때 기뻐할 나라를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야 겨우 시작한 만큼 지치지 않고 치워나갔으면 좋겠다.
말이 길다. 지루할 정도로, 다듬기 귀찮아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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